작성일 : 11-10-06 10:11
가을전설을 이렇게 준비하자
 글쓴이 : 윤평일
조회 : 3,028  
기록단축 위한 대회전략 & 완주 후의

바야흐로 달리기의 계절이다. 훈련을 통해 갈고 닦은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할 수 있는 날도 이제 머지 않았다. 달릴 수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우린 충분히 행복하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과 그동안의 훈련 성과를 시험해볼 기회마저 없다면 달리기가 너무 삭막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대회 참가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동안 열심히 준비해온 러너들은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을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도 세웠을 것이다. 다음과 같은 대회 전략을 참고한다면 그 목표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테이퍼링(Tapering)

대회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장거리 달리기로 인한 만성적인 부담으로부터 인체를 해방시킬 수 있는 기간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테이퍼링(Tapering, 훈련량 줄이기)이다.

장거리 달리기를 계속하는 기간에는 근력이 감소되어 전반적인 경기력이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테이퍼링을 통해 근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테이퍼링은 보통 대회 2∼3주 전부터 시작하며, 최소한 대회 1∼2주 전에는 꼭 실시해야 한다. 이 기간에는 훈련이 아닌 컨디션 조절이 필요하다. 특히, 마지막 주는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대회 2주 전부터는 50∼60%, 대회 1주일 전부터는 30∼40% 수준으로 훈련량을 감소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훈련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대회에 임박해서 무리하게 훈련하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무리한 훈련을 하다보면, 정작 대회에서 써야 할 에너지가 부족할 수 있다. 평소에 충분히 훈련하지 못했더라도 대회 2∼3주 전부터는 컨디션 조절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리코겐 로딩

42.195km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인체의 에너지 중 마라톤에 필요한 가장 중요한 에너지는 탄수화물이다. 탄수화물 섭취로 인해 체내에 저장된 글리코겐의 양은 기록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러므로 대회 전에는 글리코겐 저장량을 최고 수준으로 충전시키기 위해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많은 러너들이 엘리트 선수들의 식이요법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식이요법만큼은 절대 권하고 싶지 않다. 식이요법이 굳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테이퍼링을 하면서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글리코겐을 충분히 저장할 수 있는데, 식이요법을 따로 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 식이요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러너들은 식이요법 기간에 3일은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50:50으로 섭취하고, 대회 3일 전부터는 고탄수화물 식사를 하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테이퍼링을 하면서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사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글리코겐을 충분히 저장할 수 있으며, 이는 식이요법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대회 당일의 식사

대회 당일의 식사는 출발 3시간 이전에 탄수화물 위주로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이는 출발 전에 음식물이 완전히 소화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단백질과 지방질 음식은 소화 흡수가 느릴 뿐만 아니라, 달리는 동안 필요한 연로로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므로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대회 당일의 식사는 야채, 주스 등을 포함해 탄수화물 위주의 적당량을 섭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된장국 등과 함께 맵고 짜지 않은 평소의 익숙한 메뉴를 선택해서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찰밥을 먹으면 쉽게 허기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다.

준비운동

마라톤은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기 때문에 준비운동에서 필요 이상의 에너지를 낭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출발 40∼50분 전부터 5∼10분 정도의 스트레칭 후, 5분 정도의 걷기와 10분 정도의 워밍업을 통해 가볍게 몸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마찬가지로 조깅 후엔 다시 5∼10분 정도의 스트레칭으로 마무리한다.

이러한 준비운동은 글리코겐의 절약과 함께, 수분 손실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복장 확인, 용변 등 모든 일을 마치고 최소한 출발 5분 전에는 출발선에서 대기한다. 근육이 굳지 않도록 몸을 계속 움직여 주면서 여유 있는 마음으로 출발 신호를 기다릴 수 있도록 한다.

페이스 조절

가장 효율적으로 달릴 수 있는 방법은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다.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가 연료 소모가 적은 것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이 에너지 소모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다만, 여기에는 자신에게 가장 적당한 페이스로 달려야 한다는 단서가 붙는다.

달리기 초반에는 대부분의 에너지를 근육 글리코겐으로부터 생산한다. 그러므로 출발 후 5km까지는 편안하고 여유 있는 마음으로 달리는 것이 좋다. 중반에 컨디션이 좋다고 해서 절대 페이스를 올려서는 안 된다.

30km 이전까지는 절대 서둘러서도 안 된다. 마라톤은 30km부터 시작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달려온 30km보다 앞으로 남은 12.195km가 더 중요하다. 만약 30km 이전에 글리코겐이 고갈되면, 앞으로 남은 거리는 걸어서 완주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30km를 지나서도 여유가 있을 경우엔 페이스를 약간 올려서 달려도 좋다. 하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것은 잊지 말자.

완주 후의 영양 섭취

마라톤을 완주하면 탈진으로 인해 심한 피로와 갈증이 생긴다. 그러므로 마라톤 완주 후 가장 먼저 할 일은 충분한 양의 음료를 섭취하는 것이다. 완주 후의 음료로는 탄수화물이 포함된 꿀물이나 스포츠 음료가 가장 좋다. 인체의 불완전한 갈증 체계를 고려하여 갈증이 생기지 않더라도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글리코겐이 고갈될 정도의 극심한 운동 후 1∼2시간 동안 신체는 글리코겐을 보충하기 위해 가장 활발한 생리적 반응을 보이므로, 대회 후 최소한 2시간 이전에 식사가 이루어져야 효과적이다. 마라톤 완주 후의 메뉴로는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죽이 가장 좋다. 각종 야채류와 과일이 포함된 식사라면 더욱 좋다.

식사 후에도 꿀물이나 스포츠 음료를 포함하여 탄수화물이 다량 함유된 음식물을 조금씩 자주 섭취하는 것이 회복에 많은 도움이 된다. 저녁부턴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사와 함께 단백질과 지방 등이 포함된 식사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완주 후의 회복

마라톤을 완주하면 글리코겐의 고갈과 근육의 조직 손상 등에 의해 고통을 느낀다. 글리코겐의 고갈은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사와 휴식을 통해 24시간 이내에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근육의 통증은 보통 3∼4일에서, 6∼7일까지 지속되기도 한다.

손상된 근육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글리코겐의 보충과 함께 충분한 휴식이 이루어져야 한다. 스트레칭과 근육 마사지를 병행하면 좀더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걷거나 만질 때 아픔을 느끼지 않을 때까지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지만, 걷기나 수영 등 근육의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는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근육에 심한 통증이 느껴질 정도의 운동은 피해야 한다. 완주 후 다시 훈련을 재개할 땐, 30분 이내의 가벼운 조깅으로 근육의 피로를 점검하는 수준에서 훈련이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의수 (전 마라톤 국가대표)